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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지성’ 신영복 교수를 떠나보내다
 
  • 정유담 기자
  • 16.01.17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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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신영복 교수.(사진=인터넷커뮤니티)

 

지난 주말 이 시대 큰 스승이 우리 곁을 떠났다. 통혁당(통일혁명당) 사건으로 20년(1968-1988)을 감옥에서 보낸 신영복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 ‘시대의 지성’으로 통하는 그는 ‘더불어’ 함께하는 세상을 꿈꿔온 진보진영의 대표적 학자이자 시대의 양심가다.

 

고(故) 신영복 선생은 자기성찰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사색의 길을 안내했다. 아울러 비판적 담론만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고 역설했다. 인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담겨있을 때만이 진정한 의미의 사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그래서 선생은 “사람은 차가운 머리만 있어선 안 되고, 따뜻한 마음을 지녀야 한다”고 했으며, “연대는 우산을 주는 것이 아니라 비를 맞으며 같이 걷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가운 바람이 마음에 사무치는 겨울, 선생의 글을 마지막으로 옮겨본다.

 

“없는 사람이 살기는 겨울보다 여름이 낫다고 하지만, 감옥의 우리들은 없이 살기는 더합니다만 차라리 겨울을 택합니다. 왜냐하면 여름 징역의 열 가지 스무 가지 장점을 일시에 무색케 해버리는 결정적인 사실, 여름 징역은 자기의 바로 옆사람을 증오하게 한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모로 누워 칼잠을 자야 하는 좁은 잠자리는 옆사람을 단지 37℃의 열덩어리로만 느끼게 합니다. 이것은 옆사람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나가는 겨울철의 원시적 우정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형벌 중의 형벌입니다. 자기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을 미워한다는 사실, 자기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미움 받는다는 사실은 매우 불행한 일입니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中에서

 

커버리지 정유담 기자(media@coverag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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