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친박계 ‘정치적 노림수’ 통했나?
‘사실상 친박’ 원내대표 선출…존재감 드러낸 ‘친박 표심’
  • 정유담 기자
  • 16.05.03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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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정진석 신임 원내대표.(사진=새누리당)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로 4·13총선 당선자인 정진석 후보(충남 공주·부여·청양)가 선출됐다. 당초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면서 결선투표까지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이날 경선은 비교적 싱겁게 끝이 났다.

 

새누리당 총선 당선자는 모두 122명. 이중 119명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정 신임 원내대표는 과반을 넘긴 69표를 얻어 첫 투표에서 당선됐다. 유일한 여성 4선 후보였던 나경원 의원은 43표를 차지했으며,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유기준 의원은 7표를 얻는데 그쳤다.

 

이번 결과는 친박계 의원들의 상당수 표가 정진석 후보에게 쏠린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유기준 의원이 7표를 얻은 것이 이를 잘 방증한다.

 

앞서 친박계 신좌장격인 최경환 의원은 유기준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에 부정적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선 계파색이 옅은 의원에게 원내대표를 내주는 대신, 친박계 인사가 당권을 쥐는 시나리오를 구상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른바 친박계의 ‘정치적 노림수’였다는 얘기다.

 

결국, 정 후보가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됨에 따라 친박계 시나리오가 어느 정도 들어맞았다는 평가가 당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4·13총선 참패 이후 친박계는 최대한 몸을 낮추고 있다. 비주류를 중심으로 ‘2선 후퇴론’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경선에서 친박계가 여전히 당내 주류로써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차기 전당대회에서도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당내 비토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친박계가 당권을 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계파색이 옅은 정 신임 원내대표는 엄밀하게 범친박계 인사로 분류된다. 이명박 정부에서 정무수석을 지낸 것도 2010년 7월 세종시 수정안 부결사태 이후 친박과의 가교 역할을 위한 것이었다.

 

실제 그는 정무수석 취임 후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 간 단독 회동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정 신임 원내대표 선친인 정석모 전 내무부장관이 박정희 전 대통령 내각에서 활동한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박정희 정부 당시 10대 총선에서 충남 논산·공주에서 공화당 공천으로 당선된 이후 내리 5선(13, 14대에서는 전국구)을 했다. 15대 총선에서는 자민련이 창당되면서 부총재 자격으로 합류해 6선 고지에 올랐다.

 

박근혜 대통령도 정 신임 원내대표를 상당히 신뢰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민중심당에 당적을 두고 있던 그가 2008년 1월 한나라당에 입당했을 당시 이명박 대통령 특사로 중국에 가있던 박근혜 대표가 측근인 이정현 의원에게 직접 전화해 환영 논평을 따로 지시했을 정도다.

 

이 때문에 20대 국회에서 정 신임 원내대표가 친박계 색채를 띤 채 원내수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만약 친박계 인사가 당권까지 거머쥘 경우 박근혜 정부 말기에도 친박이 사실상 당의 모든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원내대표와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에는 김광림 후보(경북 안동)가 선임됐다. 김 신임 정책위의장은 경제관료 출신의 대표적인 정책통이다.

 

2012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의 낙점으로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소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18대 국회에서는 초선임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국회 예산결산특위 여당 간사를 맡는 등 당의 중책을 맡기도 했다.

 

커버리지 정유담 기자(media@coverag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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