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위기의 삼성] ①수치로 본 실적 악화…삼성전자마저 ‘흔들’
상장사 20곳 2009년 영업이익률 7.6%에서 작년 4.1%로 반토막
  • 김기성·최병호 기자
  • 15.12.09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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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실적 악화가 심상치 않다. 단순히 엄살 정도로 치부할 수준이 아니다. 그룹의 주력인 삼성전자의 성장이 크게 둔화된 상황에서 다른 계열사들은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현 위기를 돌파할 뚜렷한 대안이 보이질 않는다. 고강도의 사업구조 재편 속에 연말 정기인사가 다가오면서 분위기도 흉흉해졌다. 불과 2~3년 전 성과급 잔치를 하던 때와는 양상이 180도 변했다.

 

삼성의 위기는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 지표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흐름도 좋질 않다. 취재팀이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6년간 삼성그룹 상장 계열사 20곳(금융계열사 제외)의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평균 영업이익률은 7.6%에서 4.1%로 46%나 줄었다. 연도별로 보면 2010년 8.1%를 기록한 후 지난해까지 줄곧 내림세다. 같은 기간 매출은 11조860억원에서 16조2100억원으로 5조1240억원 올랐지만, 수익성이 악화된 매출인 터라 실속은 크게 나빠졌다. 이조차도 삼성전자의 방어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수치다.

 
사진/뉴스토마토

 

그룹의 간판인 삼성전자도 흔들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그룹 상장 계열사 전체 매출의 63.3%, 영업이익은 무려 89.5%를 차지했을 정도로, 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동시에 이 같은 편중성과 의존도는 삼성의 취약점으로 지목된다. 실제 삼성전자가 정점을 찍었던 2013년 이후 실적이 급전직하하면서 삼성전기 등 부품 계열사들은 깊은 수렁에 빠졌다. 

 

삼성전자는 2009년 매출액 136조3230억원 이후 2010년 154조6300억원, 2011년 165조10억원, 2012년 201조1030억원, 2013년 228조6920억원으로 매년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다가 지난해 206조2050억원으로 제동이 걸렸다. 올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올 3분기 누적 매출은 147조336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3조4750억원) 대비 4.0% 줄었다. 2013년 3분기 누적(169조4150억원) 대비로는 13.0% 외형이 축소됐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25조250억원(영업이익률 12.1%)을 기록, 2012년(29조490억원, 14.4%)과 2013년(36조7850억원, 16.1%)에 비해 크게 줄었다. 올 3분기 누적 기준으로도 영업이익은 20조2690억원(13.7%)로, 2013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28조4720억원, 16.8%) 대비 28.8% 급감했다. 다만 최악의 한 해로 평가받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영업이익이  2.7% 소폭 늘며 상황 반전에는 성공한 듯 보인다.

 

사진/뉴스토마토

 

그럼에도 이 같은 개선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는 시각은 그리 많질 않다. 스마트폰 사업이 애플(하이엔드)과 중국계(중저가 보급형)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된 데다,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반도체 사업도 곧 호황을 마감할 것으로 보는 관측이 다수다. TV 등 가전사업은 높아진 글로벌 위상에도 불구, 예전의 영업이익률 회복은 요원하다. 그나마 세트와 부품으로 이뤄진 포트폴리오가 현 상황을 버틸 삼성전자의 힘으로 지목된다.

 

다른 계열사들 상황은 그야말로 최악이다. 삼성엔지니어링와 삼성중공업의 경우 건설과 조선 업황의 장기침체로 독자생존까지 의심받을 지경에 이르렀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1년 매출액 9조2980억원, 영업이익 7170억원을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매출액 8911억원, 영업이익 1610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같은 기간 7.7%였던 영업이익률은 1.8%까지 빠졌다. 올해 3분기에는 영업손실 1조5120억원을 기록하며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삼성중공업도 지난해 매출 12조8790억원, 영업이익 1830억원을 거두면서 2012년(매출 14조4890억원, 영업이익 1조2050원) 이후 계속 내림세를 유지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2012년 8.3%에서 지난해 1.4%로 크게 줄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은 2조4364억원, 영업손실 1조531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매출 3조2640억원, 영업익 1820억원)보다 경영사정이 악화됐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1조원이 넘는 대규모 적자가 확실시된다.

 

 

원문: 뉴스토마토

 

김기성·최병호 기자

kisung01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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