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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도 비박도 친동생도, 청와대 ‘디스(dis)’
총선 ‘기웃’대는 정치인 장관들, ‘마음은 콩밭에…’
  • 송병형 기자
  • 15.08.03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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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청와대의 영이 안서고 있다. 유승민 사태 이후에도 비박근혜(비박) 새누리당 지도부는 해외에서 자기정치를 선보였다. 박 대통령의 거듭된 금족령에도 내각에 입성한 친박근혜(친박) 정치인들은 내년 총선 준비에 열심이다. 심지어 혈육인 여동생마저 친일 망언으로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놨다. 모두 박 대통령이 하반기 국정운영 구상을 위해 청와대에서 휴가 아닌 휴가를 보내는 동안 발생한 일들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모습.(사진=청와대)

박 대통령의 공식 휴가는 지난달 27일 시작됐다. 한중관계를 흔드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발언도 이날 나왔다. 방미 중이던 김 대표는 27일(현지시간) 저녁 워싱턴 특파원들과 만나 “미국은 대체가 불가능한 독보적 동맹”이라며 “우리에게는 역시 중국보다 미국”이라고 했다. 직전 우드로윌슨센터 연설에서는 “한미관계는 전면적인 관계이고 한중관계는 분야별 일부의 관계”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안한 아시아안보협력기구에 대놓고 반대했다.

 

김 대표야 이번 방미로 친미보수 정치인의 이미지를 확실히 굳혔지만 그 대가는 박 대통령이 치르게 됐다. 한국 집권당 대표가 드러낸 본심에 중국의 보이지 않는 보복이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014년 한중 교역액은 2354억 달러로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다. 갈수록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동시에 자동차와 스마트폰 등 주력산업에서 한중 간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중국의 보복은 치명적이다.

 

중국이 사드(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 문제로 벼르는 상황에서 한국은 최대한 말을 아껴 꼬투리를 잡히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청와대가 사드 공론화에 나섰던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자기정치를 한다’며 비판했던 이유다. 유승민 축출의 교훈을 무시한 듯 김 대표는 노골적으로 중국을 무시했다. 측근들에게서는 “현 정부 들어 한국이 중국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미국 조야의 우려가 큰 게 사실이며 이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었다”는 말이 나왔다. “청와대 얼라들” 만큼은 아니지만 청와대가 외교를 잘못하고 있다는 비판이나 다름없다.

 

△왼쪽부터 김희정 여성가족부장관, 황우여 사회부총리, 최경환 경제부총리(사진=SBS뉴스 캡처)

 

정치인 장관들, 내년 4월 총선 앞으로….

 

청와대의 골칫거리는 비박계 지도부만이 아니다. 박 대통령이 지난달 7일 “국무위원들은 개인적 행로가 있을 수 없다. 오직 국민을 위한 헌신과 봉사로 나라 경제와 국민의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란다”며 의원 겸직 장관들의 총선 행보에 제동을 걸었지만 먹혀들지 않았다.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이 일주일만에 “출마는 당연하다”고 공언하자 박 대통령은 다시 일주일 뒤 “모든 개인적인 일정은 내려놓으라”고 재차 경고해야 했다.

 

거듭된 경고에도 장관들의 총선 행보는 계속되고 있다. 공개 발언만 없을 뿐이다.

 

최경환 부총리는 한 달에 한번은 지역구인 경북 청도, 경산을 찾고 있다. 29일부터는 휴가를 얻어 지역구 관리에 올인하고 있다. 심지어 지난 대구 시당위원장 경선에도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황우여 사회부총리는 주중에는 세종시에서, 주말에는 지역구인 인천 연수구에서 보내는 이중생활로 인해 주변에서 “대놓고 총선준비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의 재경고에도 불구하고 김 장관 역시 “대놓고 준비한다”는 말을 듣고 있다.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과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은 세인들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어 뒷말이 적을 뿐이다. 총선 출마를 위한 장관 사퇴 시한인 내년 1월 14일에 개인 일정이 맞춰져 있기는 모두 마찬가지라는 평가다.

 

 

원문: 메트로신문

 

 

 송병형 기자

 메트로신문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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