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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장군 만세”…<조선일보> 호외판 공개
<미디어오늘>, 1950년 6월28일자 <조선> 기사 공개
  • 정유담 기자
  • 15.05.2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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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미디어오늘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만세! 우리민족의 경애하는 수령인 김일성장군 만세!”

 


<조선일보> 제호가 찍힌 1950년 6월28일자 호외 원본이 발견됐다. 이날은 북한군이 서울을 함락한 날로 이번에 공개된 <조선일보> 호외 판은 김일성과 북한군을 찬양·옹호하는 글로 이뤄져 있어 더더욱 이목을 끌고 있다.

미디어비평지 <미디어오늘>이 4일 공개한 ‘김일성 장군 만세 외쳤던 조선일보 1950년 6월28일 호외’ 단독기사에 따르면 <조선일보>는 “오늘 28일 오전 3시 30분부터 조선인민군은 제105군 부대를 선두로 해 서울시에 입성하여 공화국 수도인 서울을 해방시켰다”고 했다.

이어 “오래 갈망하여 맞이하던 조선인민군대를 서울시민들은 열열한 환호로서 환영하였다”고 덧붙였다.

해당 기사의 제목은 ‘人民軍(인민군) 서울 入城(입성)’이며, 부제목은 ‘米國大使館(미국대사관) 等(등)을 完全解放(완전해방)’이다.

<조선일보>는 기사에서 “서울에 있던 만고역적 리승만 도당들과 미국대사관 및 유·엔 위원단들은 이미 27일 오전 중에 서울에서 도망하였다”고 전한 뒤 “서울은 완전히 우리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의 수도로 되었으며, 서울 전체 시민들의 거리로 되었다. 이제 시민들은 행복하게 살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호외 마지막 부분에는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만세!, 우리민족의 경애하는 수령인 김일성장군 만세!”를 적기도 했다.

이번에 공개된 호외는 조선일보 공식기록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오늘>은 “조선일보는 1950년 6월26일 북한군의 ‘불법 남침’을 보도한 뒤 6월27일 저녁 6월28일자 신문을 만들고 서울 본사의 신문 제작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10월23일에서야 서울 본사에서 1차 전시판을 냈다. 따라서 이번 호외는 역사에 없던, 전쟁기간 중 발행된 조선일보 지면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지금껏 조선일보사사(社史)에서도 확인할 수 없었던 내용으로, 전쟁 당시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역사적 사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미디어오늘>은 조선일보 호외 판이 나오게 된 배경에 주목했다. <미디어오늘>은 이에 대해 “북한 기자들이 내려와 윤전기를 장악해 그 날 오후 바로 호외를 찍어냈을 가능성”과 함께 “북한을 지지했던 일부 <조선일보> 기자들이 호외 제작을 주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조선일보 방응모 사장이 피난가지 않은 채 납북된 사연을 들어 “그(방응모)는 자신이 키우다시피 한 계초장학회 학생들의 일부가 공산당에 가입하고 있었다는 점에 너무 기대를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서술을 종합해보면 조선일보 6월28일자 호외는 조선일보 일부 기자들이 제작에 참여해 제작됐고, 평소 이들의 성향을 용인해 왔던 조선일보 사주 방응모가 이들을 믿고 피난 대열에 합류하지 않고 남아 있다가 납북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데 비중을 뒀다.

한편, 이번에 공개된 호외와 관련해 <조선일보> 경영기획실은 “조선일보가 발행한 신문이 아니다. 28일 발행한 신문은 따로 보관돼있다. (호외가) 발행됐다는 기록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석간신문은 다음 날짜로 발행하는 것이 관행이었기 때문에 <조선일보>가 보관하고 있는 28일자 신문은 27일 오후에 발행된 것이라는 게 <미디어오늘>의 설명이다.

 

커버리지 정유담 기자(news@coverager.kr)

 

 

 

<다음은 미디오늘이 공개한 조선일보 호외 전문>

 

人民軍(인민군) 서울 入城(입성)

‘米國大使館(미국대사관) 等(등)을 完全解放(완전해방)’

여기는 서울이다. 오늘 28일 오전 3시 30분부터 조선 인민군은 제 105군 부대를 선두로 하여 서울시에 입성하여 공화국 수도인 서울을 해방시켰다.

 

입성한 부대들은 서대문 마포 양 형무소에 구금된 애국자들을 석방하고 괴뢰집단의 소위 대한민국 중앙청 서울시청 검찰청 미국대사관 은행 소위 유·엔 위원단 및 중요한 도로 교량 체신 철도 및 각 신문사를 완전히 해방시켰다. 오래 갈망하여 맞이하던 조선인민군대를 서울시민들은 열열한 환호로서 환영하였다.

 

서울에 있던 만고역적 리승만 도당들과 미국대사관 및 유·엔위원단들은 이미 27일 오전 중에 서울에서 도망하였다. 또한 서울에 주둔하고 있던 국방군 부대들은 우리 인민군대의 ㅇ렬한 공격에 의하여 그 대부분이 섬멸되었으며 서울로부터 도주하였다.  

지시(指示)를 절대신임(絶對信任)하라!

 

전체 서울시민들이여! 조선인민군대는 정의의 총검으로 서울시를 해방시켰다. 서울은 완전히 우리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의 수도로 되었으며 서울 전체 시민들의 거리로 되었다. 이제 시민들은 행복하게 살게 되었다. 이제 당신들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의 공민으로서 공화국 깃빨 아래 살게 되었다.

반동의 소굴이었던 치욕의 도시는 이제 진정한 인민들의 거리로 되었다.

전체 서울시민들이여! 공화국의 수도이며 당신들의 거리인 서울시를 질서정연하게 고수하라! 치안당국의 지시를 절대 신임하고 반동들의 온갖 모략에 귀를 기우리지 말라! 반동들은 교묘하게 모략 선전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얼투당투않은 허위선전임을 이때까지의 경험을 통하여 당신들 자신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시민들이여! 반동분자들의 데마(유언비어)와 테로(테러) 방화 파괴 등에 최대의 경각성을 돌리라!

반동을 제때에 적발하라! 그렇케함으로서 당신들이 공화국의 수도를 튼튼히 고수하라!

 

1,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만세!

1, 우리민족의 경애하는 수령인 김일성장군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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