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중국판 세월호’ 둥팡즈싱호, 배 버린 선장에 ‘공분’
외신, 中 초기대응 ‘세월호보다 낫다’ 평가
  • 정유담 기자
  • 15.06.03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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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양쯔강에서 둥팡즈싱호가 침몰된 가운데 잠수부들의 구조작업이 이뤄지고 있다.(사진=중국 CCTV 뉴스화면 캡처)

중국 양쯔(揚子)강에서 450여 명이 탄 유람선이 침몰한 지 사흘이 지났지만, 생존자 구조소식은 좀체 들리지 않고 있다.

 

중국 교통운수부는 3일 기자회견을 통해 생존자는 모두 14명이며, 현재까지 13구의 시신을 찾았다고 발표했다. 현재 물에 잠긴 ‘둥팡즈싱’(東方之星·동방의 별)호에는 429명의 탑승객이 실종 상태로 남아있다.

 

구조작업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급류와 강한 비바람으로 물밑 시야 확보가 어려워 잠수부들의 작업이 여의치 않은데다, 여객선도 급한 물살로 최초 전복된 자리에서 하류 쪽으로 3km가량 밀려 내려간 상태다.

 

전날 오전부터 양쯔강 상류 싼샤댐의 방수량을 세 차례에 걸쳐 줄이고 있지만, 악천후 등으로 유속의 속도는 좀체 늦춰지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둥팡즈싱호도 세월호와 마찬가지로 무리한 개조 및 운항이 이번 참사를 부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른바 ‘한국판 세월호’란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세월호 이준석 선장과 마찬가지로 ‘둥팡즈싱’의 선장 역시 가장 먼저 배를 버리고 빠져나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 내 비난여론은 더욱더 거세지고 있다.

 

이준석 선장은 배 안에 있던 승객들에게 대피명령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채 세월호를 탈출해 국민적 공분을 샀고, 업무상 과실과 승객을 버린 혐의 등으로 살인죄가 적용돼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사고 당일인 지난 1일 중국 기상 당국은 7차례나 황색경고를 발령하는 등 기상 악화를 경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둥팡즈싱호 선장은 이를 무시한 채 무리한 운항을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신보는 선박 주변의 다른 배 선장들의 말을 인용해 “둥팡즈싱호가 사고 직전에 닻을 내려 정박하려 했다”고 전했으며, 또 다른 언론은 1994년 2월 건조된 둥팡즈싱호가 위층 객실과 방화(防火) 시설 등을 포함해 여러 차례에 걸쳐 개조됐다고 보도했다.

 

현재 연객선 전복의 일차적인 원인은 강력한 회오리바람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잦은 개조로 인해 선체 불균형이 심화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중국 당국은 강풍 속 운항 중에 안전 조치 등을 취했는지 여부와 사고 직후 조난 신호 등이 제대로 발신됐는지 여부 등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AP통신은 지난해 4월 300여명 이상의 사상자를 낸 한국의 세월호 사건과 중국 둥팡즈싱호 사건의 차이점을 비교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사고 당일 잠수부를 투입해 여객선 안에 있던 2명을 구조한 반면, 세월호는 사고 발생 사흘이 지난 후에 잠수사를 구조작업에 동원한 점이 차이를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한국의 구조속도보다 빠르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세월호 사고 현장에 투입된 잠수부와 구조대원들은 3일간 바다 속으로 가라앉는 세월호를 바라보며 초기 배 안 진입에 실패했다. 유가족들은 발만 굴러야 했고, 정부의 초기대응에 대한 국민적 질타가 쏟아졌다.

 

AP통신은 세월호 구조작업 중 2명의 잠수사가 사망했다고 언급하며, 중국의 둥팡즈싱호 구조작업이 얼마나 성과를 낼지, 또한 구조에 얼마나 많은 기간이 소요될 지는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커버리지 정유담 기자(media@coverag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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