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칼럼] 과연 지금의 야당이 집권에 성공할 수 있을까?
 
  • 정용해
  • 15.10.30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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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2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결의대회’에 참석해 시민들과 함께 촛불을 들고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를 촉구하고 있다.(사진=새정치민주연합)

 

작금의 정치를 보고 있노라면 깊은 신음을 토해내지 않을 수 없다. 특히나 정치를 연구하고 공부하는 한 사람으로서 걱정의 크기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현재의 정치상황은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토대가 우리사회에 제대로 안착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를 낳게 한다. 지난한 민주화 투쟁을 거치고 두 번의 정권교체가 이루어져 새뮤얼 허팅턴(미국의 정치학자)이 이야기하는 소위 민주주의의 공고화를 거친지 오래건만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아직 불안하기 짝이 없다.

 

민주주의 기본개념을 말할 때 반드시 전제돼야할 기본 단계가 바로 경쟁하는 복수 정당과 그 정당 간 이뤄지는 정권교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정치 상황을 보면 정당 간 경쟁만 있을 뿐 정당 간 정권교체라는 민주주의 기본적 작용이 향후 십 수 년 사이에는 일어나기 어렵지 않나 하는 우려를 낳게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무능력한 야당으로부터 기인하고 있다.

 

지난 18대 대선이후 야당 패배에 대한 수많은 진단과 분석이 쏟아져 나왔지만 이를 바탕으로 한 야당의 전략수정은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이러한 분석에서 뼈아팠던 것은 저소득층의 야당 이반현상이었다. 이 현상은 지금의 야당이 10년의 집권 시기에 보여준 성과가 만들어낸 결실이다. 즉, 야당이 집권해봐야 국민들 삶이 전혀 바뀌지 않는다는 실증적 결과가 뇌리에 깊게 각인돼 있는 것이다.

 

더욱이 현 야당 집권 시기 권력형 비리가 끊임없이 발생되었고, 빈부의 격차는 커져만 갔다. 이런 경험을 갖고 있는 국민들에게는 야당도 별반 다를 것 없는 정치 세력인데다, 남·북한 대립 지점에서는 불안한 집단으로 인식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지난 10년의 집권 경험이 재집권하는데 있어 도리어 독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이는 지난 10년의 집권 행적에 대한 야당의 근본적 성찰이 필요한 대목이기도 하다. 왜 야당은 집권하고 나서도 여당(정책)과 근본적인 차이를 보여주지 못했는가에 대한 반성이 우선돼야 한다는 의미다. 저소득층으로부터 야당이 외면 받게 된 이유는 여기에서부터 출발한다.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어느 세력이 집권한들 삶의 질은 별로 달라지지 않는다는 경험적 공식을 깨는 것이야말로 정권 재창출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제 야당이 할 일은 지난 집권 시기에 대한 철저한 평가와 반성을 시작하는 일이다. 집권 시기 책임 있는 자리에 있던 이들 역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여야 하다. 이유야 어쨌든 여당과의 차별화를 이루지 못하고, 국민들 삶을 개선시키지 못한 데 대한 무한 책임을 지는 것으로부터 야당의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

 

국민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이러한 약속이 단순히 집권을 위한 권무술수가 아닌 반드시 실천하겠다는 강한 의지와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 절실하다. 만약 그러지 않고선 지금의 야당이 십수 년 간 재집권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상상하기 끔찍한 일이지만, 이러한 우려가 현실이 된다면 한국사회의 민주주의는 되돌릴 수 없는 나락으로 추락할 수도 있다.

 

야당이 추진하고 있는 혁신의 방향은 지난 10년 집권 기간의 철저한 반성, 그리고 국민의 삶을 변화시키지 못한데 대한 책임과 이들의 용퇴로부터 시작돼야 한다. 그리고 근본적으로 국민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정책을 준비하고, 이 정책을 반드시 실천할 수 있다는 믿음과 희망을 전달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오직 이 길만이 추락하고 있는 대한민국을 다시 비상시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정용해(한결미래정치연구소장·정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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