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뒤통수 맞은 천정배, 단도리 친 문재인
千 측 “탈당 쉴드 치는 건데…文 ‘헛다리’ 짚었다”
  • 정유담 기자
  • 15.07.2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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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이 사무총장직 폐지에 따라 새롭게 신설된 5개 본부장에 대한 당직 인선을 마무리했다. 아울러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가 충돌을 빚었던 정책위의장의 교체작업도 완료했다.

 

새정치연합은 22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당 조직에 대한 인선안을 의결했다. 먼저 인사와 자금을 담당할 총무본부장에는 사무총장직 폐지로 취임 한 달 만에 사퇴한 최재성 의원을 재기용했다.

 

또 총무본부장과 함께 공천 실무를 담당할 조직본부장에 호남 출신 재선 의원인 이윤석 의원을 낙점했다. 이 의원은 박지원계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사실상 비주류 대표 격인 박 의원 사람을 공천 핵심 요직에 앉힘으로써 계파 갈등을 최소화하려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외에도 전략홍보본부장과 디지털소통본부장은 안규백 의원과 홍종학 의원을 각각 유임시켰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무소속 천정배 의원, 그리고 새정치연합 박지원 의원.

 

문재인, ‘천정배 신당’ 의식했나?

 

이번 인선에서 눈에 띈 점은 신설된 민생본부장에 재선의 정성호 의원을 발탁한 점이다. 아울러 그간 문 대표와 이 원내대표가 신경전을 벌인 정책위의장에 최재천 의원을 낙점한 사실이다.

 

정 의원과 최 의원은 무소속 천정배 의원과 가까운 수도권 의원이다. 천 의원은 현재 수도권 의원과 접촉하며 ‘천정배 신당’ 합류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아직까지 접촉 인사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정치권 안팎에선 천 의원 포섭대상 1호에 정성호 의원이 유력하다는 얘기가 회자됐다.

 

정 의원과 최 의원은 17대 국회 당시 천 의원이 주도한 ‘민생모’(민생정치모임) 초기 멤버로 활동한 바 있다. 또 19대 국회에서는 정동영 전 의원의 싱크탱크인 ‘대륙으로가는길’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천 의원과 정 전 의원은 끈끈한 정치적 유대관계를 맺고 있다. 더욱이 ‘천정배 신당’ 출범 전후로 두 사람이 연대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일각에선 내년 4월 총선에서 광주·전남은 천 의원이, 전북은 정 전 의원이 각각 진지를 구축함으로써 새정치연합에 적잖은 위협이 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사진=새정치연합)

안으로는 ‘분당’, 밖으로는 ‘신당’ 견제

 

앞서 언급했듯 정 의원은 향후 ‘천정배 신당’ 합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던 인사였다. 여기에 최재천 의원도 물망에 올랐다. 두 사람을 주요 당직에 인선한 문 대표의 의도를 놓고 정치적 해석이 분분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천정배 신당’ 출범 이전에 미리 ‘단도리’를 쳤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박지원계 이윤석 의원을 공천 핵심 요직인 조직본부장에 인선한 것은 안으로는 분당, 밖으로는 신당을 의식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실제 전날 한 라디오인터뷰에서 사무총장제 폐지와 관련 “지금까지 해오던 사무총장의 업무를 5개 본부장으로 나누면 그곳을 누가 다 통제하느냐. 결국 이는 대표 권한을 강화하는 길”이라고 당 혁신안에 강하게 반대했던 박지원 의원은 이날 당직 인선 발표 후 ‘국정원 해킹 사태’에 대해서만 비판할 뿐 당직 인선과 관련한 언급은 일절 자제했다.

 

정성호 의원에 대한 당직 인선은 천 의원 입장에선 ‘뒤통수’를 얻어맞은 격이 될 수 있다. 탈당의 명분이 부족한 상황에서 추후 탈당할 경우 ‘배신자’란 딱지와 함께 신당 역시 ‘사람을 빼갔다’는 비아냥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결과적으로 문 대표는 ‘감투’를 통해 분당과 신당의 내우외환을 피하기 위한 ‘정치적 수’를 던진 셈이다.

 

한편, ‘천정배 신당’에 합류하고 있는 한 인사는 <커버리지>와 통화에서 이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체제를 바꿀 생각은 안하고 문 대표가 당직 나눠먹기로 갈등을 달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당직 인선을 통해 탈당에 대한 쉴드(보호막)를 치는 건데, 헛다리 짚은 것”이라며 “그런 인선은 우리에게 큰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무소속 천정배 의원(사진=천정배 의원 홈페이지)

 

커버리지 정유담 기자(media@coverag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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