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셀프공천’ 논란, 김종인 완승으로 끝나다
비대위원 일괄 사퇴…“실망시킨데 대해 책임 통감”
  • 정유담 기자
  • 16.03.23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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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사진=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의 ‘완승’이다. ‘셀프공천’ 파문을 역으로 이용한 김 대표는 당권을 완전 장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세를 공세로 전환한 김 대표는 당무 거부와 사퇴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완강한 태도를 보였고, 문재인 전 대표를 비롯한 비대위원 전원이 김 대표의 자택을 찾아 읍소했다. 급기야 이종걸 원내대표와 비대위원 모두가 일괄 사퇴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23일 오전 서울 구기동 김 대표의 자택을 방문했다. 새벽에 이은 두 번째 방문이다. 전날 문재인 전 대표와 박영선 비대위원 등도 김 대표를 잇달아 방문해 그의 사퇴를 적극 만류한 바 있다.

 

이 원내대표는 김 대표 방문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를 비대위 회의에 모시러 왔다”고 했다. 그는 ‘비대위원 사의에 공감하느냐’는 물음에 “저도 같은 운명”이라며 일괄 사퇴의 대열에 합류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앞서 김 대표를 방문한 박영선, 우균근, 표창원, 김병관 비대위원 등은 “비례공천과 관련해 국민을 실망시킨데 대해 비대위원으로 책임을 통감하고 모두가 사의를 표명키로 했다”고 밝혔다.

 

우윤근 비대위원은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 “여러 어려움과 애로가 있겠지만 우리당의 총선 승리와 대선 승리를 위해 헌신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전한 뒤 “김 대표가 자신의 거취에 대해선 말이 없었다”며 침통한 표정을 내보였다.

 

그는 이어 “비례대표 공천과 관련해 이런저런 잡음이 있었던 것에 책임을 통감하고 김 대표에게 사의를 표명했다”며 “박영선·표창원·김병관 비대위원도 뜻을 함께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비대위원과의 만남에 앞서 문 전 대표와도 회동을 가졌다. 부산에서 급거 상경한 문 전 대표는 “마무리를 잘 해야지 지금껏 했던 일들의 의미가 되살아난다. 그렇지 않으면 모두다 허사가 된다”며 김 대표의 사퇴를 적극 만류했다.

 

또 ‘셀프공천’ 파문과 관련해서는 “경제민주화라는 화두로 총선은 물론 대선까지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원내에 들어와야 한다”며 “여러모로 우리 당에서 서운케 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김 전 대표에게 모든 힘을 실어준 것이다.

 

김 대표와 문 전 대표 회동 이후 혼란스럽던 당 분위기는 잦아들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어떤 입장표명도 하지 않은 채 굳게 입을 닫았다. 아직 노기를 풀지 못한 것이다. 문 전 대표에 이어 비대위원과 이 원내대표가 잇달아 그의 자택을 방문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 대표는 23일 오후 2시 자신의 입장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당에 잔류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이 원내대표를 비롯한 비대위원들의 사의 역시 반려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4·13총선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새 비대위 구성은 또 다른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이들에 대한 재신임은 당 장악력을 한층 강화시키는 카드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를 반영하듯 김 대표는 비대위원들의 사의 표명에 “왜 당신들이 사의를 표명하느냐”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커버리지 정유담 기자(media@coverag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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