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생활
[답사] 힐링 1번지 ‘제천’으로의 겨울여행
 
  • 이강
  • 16.01.0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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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 제천의 산경풍수를 만끽할 수 있는 때가 바로 겨울이다. 제천은 강건한 기운을 북돋는 지세를 지녔다. 청풍호를 빙 둘러싼 산세와 고봉들은 힘차게 하늘로 상승하듯 솟구치고, 맑은 바람에 밀리듯 청풍호의 호반으로 늙은 뱃사공의 노랫소리가 들려오든 듯하다. 예부터 강건한 산의 기운에 매료된 선인들이 제천의 산수를 화폭에 그리며 풍류를 즐기기도 하였다. 우리나라 3대 약령시 중 한 곳인 제천은 사람의 기운을 살리는 한방힐링 여행지로도 이름 높다. 강건한 기운이 넘는 제천의 땅에서 풍류, 힐링, 호연지기를 몸과 마음의 기운을 북돋는다면, 송년과 새해를 맞이하며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기에 으뜸이다.
 
청풍호를 따라 이어진 자드락길을 달려 옥순봉 전망대로 길을 잡는다. 옥순봉 전망대에 오르면 청풍호를 경계로 옥순봉의 비경과 월악산, 금수산의 연봉들이 한 폭의 수묵처럼 펼쳐진다. 박달과 금봉의 설화가 전해지는 박달재는 이제 교통이 편해져 울고 넘지 않아도 된다. 목불전시관을 둘러보고, 교동민화마을에서는 소원도 빌고, 출세도 점쳐 볼 작정이다. 금수산 신선봉에 위치한 한방명의촌에서 차 한잔을 마시면, 얼어붙었던 몸과 마음이 사르르 녹는다. 한해를 마무리하고 신년을 채비하여 찾아가기에 좋은 제천으로의 여정이다.

 

△강건한 기운이 넘치는 청풍제천의 산경풍수. 사진/이강

 

심신의 기운을 북돋는 제천의 산경풍류
 
겨울의 맑은 바람으로 정신을 깨우고, 몸과 마음을 되살리는 청풍제천으로의 힐링여행이다. 청풍명월에 산자수려한 산하를 가진 제천은 한해를 보내며 지친 심신을 치유하고, 새해맞이 마음채비를 하기에 안성맞춤인 여행지다. 제천은 명산대천의 고산형의 지세를 갖추고 있는 분지지형이다. 고산준봉들이 청풍호를 빙 둘러싼 산악의 지대로 기운이 넘치는데, 그 산세의 기운이 드넓은 의림지에 이르러 잦아드는 형상이다. 때문에 봄부터 겨울까지 사계절 내내 제천의 수려한 산하와 강건한 자연 지세를 맛보려는 전문산악인과 트레킹족, 레포츠 마니아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먼저 제천의 비경 중 제 8경인 옥순봉을 마주할 욕심으로 옥순봉전망대로 길을 잡는다. 옥순봉 전망대는 자드락길 5코스와 6코스의 경계에 위치한 옥순대교를 기점으로 삼는다. 자드락길 괴곡성벽길 6코스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나무데크를 따라 5분 여를 오르면 옥순봉전망대가 나타난다. 사실 옥순봉전망대는 옥순봉에 있지 않고, 금수산 자락의 한 줄기인 가수산의 언저리에 위치한다. 전망대에 오르면 옥순봉에 두지 않고 맞은 편 산자락의 조망점에 둔 이유를 눈으로 실감할 수 있다. 전망대에 올라 옥순대교와 옥순봉 자락을 조망하고 다시 조금 오르니, 가슴이 활짝 열리는 느낌이다. 아슬아슬한 절벽 아래로 청풍호의 맑은 물길이 흐르고, 건너 편으로 옥순봉의 비경이 펼쳐져 감탄사가 절로 난다. 이곳은 옥순봉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는 포인트다. 마치 잘 그려진 수묵병풍이 펼쳐진 듯하다. 관광객을 실은 청풍호 유람선이 옥순봉 아래 한참을 머무른다. 누구든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비경인 것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풍속화의 대가인 김홍도도 바로 이 절경에 감탄해 옥순봉도를 남겼다고 전해진다. 김홍도는 연풍군수시절 옥순봉에 올랐다가 그 이듬해인 1796년 옥순봉을 그렸다. ‘병진년화첩’은 김홍도가 그린 대표적인 걸작으로 옥순봉은 모두 20폭의 그림 중 맨 첫 번째 그름으로 옥순봉을 그려, 천하제일의 절경을 표현했다.

 

△제천 박달재에 서서. 사진/이강

 

산경의 풍류를 만끽하던 옛 선인들의 모습을 그리다 ‘울고 넘는 박달재’로 걸음을 옮긴다. 박달재는 경상도의 젊은 선비 박달과 평동에 살던 금봉 낭자의 애절한 러브스토리가 서린 고개이다. 박달 도령과 금봉이의 동상, 박달재 목각공원이 자리하고 있어, 드라이브 코스로 인기가 높다. 목각공원 아래에는 성각스님이 느티나무를 깎아 만든 목굴암이 있다. 천년된 느티나무 속에 숨어있는 1인 법당 목굴암과 바로 곁의 오백나한상은 TV에 방영되면서, 최근 관광객들의 발길이 늘어나고 있는 곳이다. 목굴암은 몸을 낮추고 엎드려야 비로소 자비로운 부처의 모습을 마주할 수 있고, 오백나한상은 우리 그대로의 자화상을 마주하는 느낌이다. 스스로 몸을 낮추면 한 해동안의 고단한 마음과 부질없는 욕심이 모두 씻겨지는 느낌이다.
 
새해 소원도 빌고, 새로운 기운도 충전하고
 
청풍의 맑은 바람으로 몸과 마음이 씻겨지는 느낌이다. 지난 한해의 탐욕을 씻어 내었다면, 이제 다가올 새해를 위한 기운을 북돋고 한해의 소망을 기원하러 떠나보자. 제천은 강건한 지세가 사람의 몸 기운을 보하고 북돋는 땅이다. 제천 향교가 자리한 교촌민화마을을 돌아보고, 한방을 테마로한 힐링 코스를 찾아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해 보자.

 

△교동민화마을. 사진/이강

박달재에서 내려와 제천 시내에 자리한 교동으로 길을 잡는다. 제천 향교를 품고 있는 교촌마을은 우리 전통의 민화를 곳곳에 그려 놓은 민화마을이다. 마을 들머리에 우리 민화의 댛표 모델인 호랑이 현상의 마스코트가 관광객들을 반긴다. 한적한 시골마을에 제천 지역의 예술가들이 익살이 가득한 민화를 집집의 담장과 길에도 그려 놓았다. 골목길을 빙글밍글 돌아 그림을 하나 하나 살피면, 민화 특유의 익살과 재치, 풍자가 숨겨져 있음을 알 수 있다. 그중 가장 인기 있는 코스는 출세의 계단과 소망길이다. 출세의 계단은 한 계단 한 계단씩을 오르면 용이 여의주를 건내주는 형상이다. 또 소망길 담벼락에는 소원을 담은 열쇠고리들이 줄줄이 달려 있다. 때문에 연말연시를 맞아 사랑을 약속하는 젊은 연인들, 자녀의 성취를 담은 어머니들, 출세를 원하는 젊은이들이 교동민화마을을 찾는다. 골목길을 걸으며 한 해의 소망과 꿈을 정리해보는 시간으로 충분하다. 마을 중앙에 위치한 교동 골목공방은 작가들이 상주하는 공방이다. 민화를 테마로한 접시, 열쇠고리 등 갖가지 작품이 전시되어 있고, 구입할 수 있다. 미리 예약하면 공예체험도 가능하다.
 
여정의 마지막 일정은 여행의 피로도 풀고, 한방힐링을 직접 몸으로 체험해 보자. 한방 힐링 1번지의 명성에 걸맞게 제천은 조선시대 때부터 내려온 3대 약령시장 중 한곳이다. 현재도 전국 약초 생산의 30%, 황기유통의 80%를 점하고 있는 중부 내륙권 최대의 약초 집산지다.

때문에 제천시는 한약재 생산과 유통을 중심으로 한방생명과학관, 발효박물관, 약초판매전시장, 한우프라자 등을 갖추고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 한방세계에 대한 체험 등 오감만족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외에도 직접 한방테라피를 체험할 수 있는 ‘한방티테리피’에서는 티테라피 체험, 발맛사지 등 맞춤형한방테라피를 체험할 수 있다. 제3한방명의촌에서는 한방전문한의사의 진료를 받을 수도 있다. 기체조와 명상 등을 통해 몸과 마음을 충전하기 에 충분하다. 사계절 아름다운 제천, 몸과 마음을 북돋는 자연치유도시 제천은 새해를 준비하는 힐링여행지로 충분하다.

 

 

원문: 뉴스토마토

 

이강 여행작가 /뉴스토마토 여행문화전문위원

gh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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